벽산블루밍 청당초→능수초 배정될 듯 “왜 우리가 능수초를 가야 하나” 반발 능수초 내년 3월 개교 가능? ‘미지수’ 8살 신입생 왕복 4차선 대로 건너 등교
[시사뉴스24 엄병길 기자] 충남 천안시 청당동에 신규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초등학교도 신설되면서 학생 배정을 놓고 주민들과 교육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청당동 남부대로 기준 남쪽에는 2007년 청당벽산블루밍아파트를 시작으로 행정타운두산위브더파크(두산 1차), 청당코오롱하늘채아파트, 청당한양수자인블루시티아파트 등이 입주했고, 청당서희스타힐스(22년 입주 예정), 행정타운센트럴두산위브(두산 2차, 23년 입주 예정), 행정타운두산위브더클래스(두산 3차, 25년 입주 예정), 롯데캐슬더청당(25년 입주 예정) 등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그런데 청당벽산블루밍 거주 초등학생들은 입주 이후 줄곧 청당초를 다녔지만,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면서 내년 신입생부터는 거리도 더 멀고 아이들 등굣길도 위험한 능수초(2023년 3월 개교 예정)로 배정 받을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충남교육감이 충남도의회에 제출한 ‘2020년도 제1차 수시분 충남교육청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따르면 ▲한양수자인, 코오롱하늘채, 서희스타힐스, 두산 3차는 청당초에 ▲벽산블루밍 두산 1차, 두산 2차 등은 능수초(당시 가칭 ‘천안청당2초’)에 배정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벽산블루밍 입주민들은 청당벽산학군조정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하고 ‘자녀들을 청당초로 배정해 달라’고 천안교육지원청(이하 천안교육청)에 요구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지난 6일 천안교육지원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초등학교는 근거리 원칙에 따라 배정한다고 하는데, 그 원칙대로 한다면 청당초와 가장 근접한 두산 2차는 왜 능수초로 가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서희스타힐스와 코오롱하늘채는 입주자모집공고 당시 ‘청당초에 배정될 수 없고 신설초(능수초)에 배정된다’고 했는데 청당초로 가고, 청당초에 기부채납(천안교육지원청은 기부채납 하지 않았다고 밝힘)을 한 벽산블루밍이 왜 능수초에 가야 하느냐”고 따졌다.
또한 비대위는 “청당초 배정을 요구하고 있는 아파트 중에는 이미 2018년 당시 교육청에서 청당초 부지 추가 매입 및 증축을 권유했지만 비용 문제로 거절한 곳도 있다”며 “당시 청당초로 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용 때문에 청당초를 선택하지 않고 더 멀고 저렴한 곳의 토지를 매입한 아파트 조합이 이제 와서 근거리 배정원칙을 거론하며 청당초 배정을 요구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e편한세상 두정3차의 경우 2019년 개교한 인근 희망초 배정을 요청하자 천안교육청은 ‘두정초에 기부채납 조건으로 입주했기에 희망초로 배정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며 “교육청이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천안교육청은 청당동 초등생들의 학교 배정은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으며, 향후 통학구역조정계획안을 확정하고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안교육청 학생배치팀 관계자는 “학교 배정은 학급편제, 통학 거리, 학생 수와 학급 변동 추이, 행정구역 개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며 “통학구역조정계획안이 나오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능수초가 개교하는데 청당초로 학생들이 몰리면 능수초는 과소, 청당초는 과밀이 돼 두 학교 모두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한편 “벽산블루밍 아이들이 내년에 청당초로 배정 받더라도 재학생, 형제자매가 청당초를 다니고 있는 경우, 다자녀(3자녀 이상) 가정 아이들은 청당초에 다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 큰 문제는 아이들의 안전이다.
능수초가 내년 3월에 개교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고, 벽산블루밍 초등 신입생들이 능수초로 배정 받으면 왕복 4차선 대로를 건너 등교해야 해 부모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천안교육청은 “내년 3월 개학 이전에 능수초 공사가 완료될 것”이라고 큰 소리 치고 있지만 실상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칫 능수초로 배정 받는 초등생들이 상대적으로 과밀도가 낮은 인근 학교들로 뿔뿔이 흩어지거나, 교실만 완공된 ‘공사판 학교’에서 안전에 위협을 받으며 수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처지다.
능수초 공사 현장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자재 가격 인상 및 수급의 어려움 등으로 공사가 지체되고 있다”며 “학교는 5층 건물인데 이달 말경 골조공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 공정률은 38% 수준이라 빨라야 내년 5월에나 완공 가능하다”고 말했다.
내년 2월 입주해 능수초에 아이들을 보내야 하는 행정타운센트럴두산위브(두산 2차) 입주자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작년부터 능수초 공사현장에 100번 넘게 찾아가 진행상황을 살피고 개학 전에 완공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지만 내년 3월 준공은 이미 물 건너 간 상황”이라며 “천안교육청에서는 대책 마련도 하지 않고 ‘3월 이전에 완공될 것이다’, ‘건물(교실)만 지어지면 등교시킬 것이다’는 등의 무책임한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비대위 측은 “6년 이상 강당도 없는 학교(청당초)에 다니게 한 것도 모자라, 인근에 학교가 있는데 8살 초등 신입생을 덤프트럭이 수시로 오가는 왕복 4차선 도로를 건너 등교하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역구 김행금 천안시의원(국민의힘‧차선거구)은 “천안교육청은 벽산블루밍 자녀들도 다자녀가구이거나 형제자매가 다니고 있으면 청당초에 배정한다고 하는데, 아이가 한 명인 부모는 어떻게 하나. 이는 아파트 주민을 편 가르기 하는 것”이라며 “벽산블루밍 부모들에게 어느 학교를 갈지 선택권을 줘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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